비트코인의 지정학적 의미 - 오태민

2022. 10. 9. 21:41Crypto Research/what to read

728x90
반응형

비트코인을 사기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는 디지털화폐, 한정된 수량으로 인한 가치 저장 수단 등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관점은 지정학적 자산으로서의 관점이다.

 

지정학이란? 

지정학(, Geopolitics)은 국제관계학과 정치지리학(Political geography)의 한 갈래로, 주권을 가진 각 국가 세력의 지리적 분포가 국제 정치, 경제, 안보 등에 미치는 영향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

 

 

지정학적 자산

지정학적 자산은 국가 세력이 독점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무형적 자산

16세기에는 항해 기법

19-20세기에는 과학 기술 

현재에는 반도체, 석유, 핵제조 기술 등

 

 

비트코인 = 금융 제재 뚫고 국경 넘나드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금융망을 통하지 않고 국경을 넘을 수 있다. 공항 검색대나 국경수비대의 몸수색도 피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도 빛보다 조금 늦은 속도로 도달한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챈 사람들이 많았다. 아니 애초에 그런 화폐를 꿈꾸는 사람들이 30년 동안 만들고자 했고 실패를 거듭하다 얻은 결실이다.

 

 

 

미국이라는 질서의 붕괴

1945년 세계 대전의 종료와 함께 영국을 비롯한 제국들은 거의 몰락했고 전쟁에 이긴 소련도 너무나 많은 피해를 본 상태였다. 오직 미국만이 건재했다. 미국은 세계 질서를 자신들이 생각해 온 이상에 맞춰 설계할 수 있었다.

비록 공산주의의 도전이 지속됐지만 시장 경제를 수용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는 명확한 서열과 함께 법치의 개념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세상이 막을 내리고 있다. 미국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미국을 제국이라고 부르든 패권 국가라고 부르든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질서는 무너지고 있다.

애초에 한 나라의 국내 통화를 세계 무역의 결제 수단으로 삼는다는 자체가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었다. 이를 처음 지적한 사람은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 예일대 교수다. 트리핀 교수는 기축 통화국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무역 적자를 떠안게 되는데 무역 적자가 쌓이면 국가 신뢰를 잃어 버릴 수밖에 없어 기축 통화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게 된다고 일찌감치 예견했다. 그의 예견은 맞아떨어졌고 미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크고 작은 분쟁에 개입하느라 엄청난 해군력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를 찍어 낼 수밖에 없었다. 비현실적으로 좋았던 시절은 이런 보이지 않는 막대한 세금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유라시아 대륙은 지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미국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더 이상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고 있지 않고, 패권 국가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한 시대가 마감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달러 패권’ 시대의 마감으로 인한 개인의 고통

문제는 개인들이다. 유럽과 동아시아에 새로운 패권이 자리 잡을 때까지 사람들은 익숙한 과거로부터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결코 유쾌하지 않을 것인데 무엇보다 은행에서 돈을 찾을 수 없거나 돈을 보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경을 넘을 때 몸수색을 당할 것이고 값나가는 모든 것들이 빼앗길 것이다.

 

 

 

개인의 생명줄로서 비트코인

미국의 포브스지는 22년 3월 1일(현지 시각) 비트코인이 자신의 내재 가치를 세상에 보여줬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다.

1. 캐나다 정부가 백신 반대 시위대에 대한 후원 계좌 동결한 사건

 

2.둘째,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월경하는 피란민들이 비트코인을 소지했고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돕는 후원금들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로 쇄도하고 있다.

 

3.서방의 금융 제재를 받는 러시아 : 비트코인을 에너지 자원 결제 수단으로 사용

 

4.폭락이 진행 중인 터키의 리라화


질서가 무너질 때는 오직 비트코인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있다.

새로운 패권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갈등의 역사가 지속될 것이다.

세상 어딘가에서는 거의 언제나 우크라이나·터키·캐나다에서와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불쾌한 현실이 벌어지지 않은 나라의 국민에게도 이익을 줄 가능성이 높다.

남의 불행을 이용해 돈을 벌자는 심보로 읽힐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반대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허겁지겁 국경을 넘어 남의 나라에 가더라도 거지꼴을 면할 수 있는 이유는 평안한 국가의 국민이 비트코인을 비싼 값에 사 주기 때문이지 않겠는가.

 

이런 불쾌한 현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불과 1%밖에 안 된다고 해도 비트코인은 당신 가족의 생명줄이 돼 줄 수 있다.

 

 

 

 

각 색 : 지혜의 족보 - 오태민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203030291b

반응형